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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혼자 사는 사람들(넷플릭스)

by 버스트 2021. 11. 22.

혼자 사는 사람들(넷플릭스)

 

(출처: 넷플릭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일에 치어 살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의 혹은 타의로 혼자 지내는 상황이 늘어가는 세상에서 혼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변화되는 모습을 통해 한 번쯤 현재의 삶을 돌아보기에 충분한 영화인 듯합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

상담원인 진아는 가장 많은 콜수를 채워 우수한 인재로 평가받는데 그래서인지 그녀는 뜻하지 않게 신입 사원의 교육을 맡게 됩니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혼자 일하고 늘 점심도 혼자 먹는 진아.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집과 회사만 반복하는 그녀에게 어쩌면 누군가와 얼굴을 맞대고 같이 일을 해야 되는 상황은 달갑지 않을 겁니다.

진아는 신입사원 교육을 맡고 싶지 않다고 팀장에게 말하지만 이내 질책이 돌아오고 어쩔 수 없이 신입사원 수진의 교육을 담당하게 됩니다.

 

수진은 첫날부터 적극적으로 임하며 진아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런 수진과 달리 진아는 그녀를 냉랭하게 대하며, 철저히 일적인 관계로만 대하고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전화받는 방법과 상담 내용을 기록하는 방법들을 알려주지만 먼저 다가가거나 친절하게 대하지는 않는 진아는 수진에게 높은 벽과도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같이 점심을 먹으려 따라나섰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멀찍이 떨어져 앉는가 하면, 그녀의 선물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수진은 전화를 받다가 크게 실수를 하게 되고 진아가 이를 수습해보지만 수진은 이미 일에 대한 의욕을 잃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항상 전화를 걸어 타임머신과 시간 여행 등 이상한 소리를 하는 고객과의 통화에서 그녀는 진아와 달리 고객의 입장을 이해해주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행동을 보여주게 됩니다.

물론 이 전화는 생각에 빠진 수진이 자신도 모르게 현재의 상황에 대한 체념과 같은 마음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진아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무언가 느끼게 됩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집으로 들어가려는 그녀의 앞에 옆집 남자는 혼자 중얼거리는데 그 순간 그녀에게 아는 척을 해주지 않는다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냅니다.

옆집에 살기는 했지만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었기에 의아하게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다음날 출근길에 옆집 남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옆집 남자는 며칠째 집 밖을 나서지 않은 채로 집 안에서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진아는 '분명히 어제까지만 해도 내 앞에 있었는데?' 하면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사건으로 한번 더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긴 했지만 진아는 지금까지 와 마찬가지로 수진에게 차갑게 대하며, 계속해서 친하게 지내고자 노력하는 그녀를 밀어내기만 합니다.

혼자가 편하던 그녀에게 계속해서 다가오는 수진은 어쩌면 굉장히 성가신 존재였을지도 모릅니다.

 

어느 날 진아가 사는 옆집에 성훈이 이사 오게 되고 진아와 달리 주변 사람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는 성훈이 말을 걸어오지만 역시 달갑지 않은 말투로 그를 맞이합니다.

이사 날에도 시끌벅적하게 이사를 해온 성훈의 등장은 진아의 마음에 다시 한번 물결을 일으키게 되는데 신경 쓰고 싶지 않아도 신경이 쓰이는, 그리고 그 신경이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 변화되는 계기가 마련됩니다.

 

그러던 중 수진이 출근하지 않게 되고 팀장의 지시에 의해 진아는 수진에게 전화를 걸어 보지만 받지 않습니다.

 

진아의 마음속에 어느샌가 잔잔한 물결이 일기 시작하고 혼자밖에 없는 세상에서 혼자 지내는 것이 편하다고 느끼던 그녀에게 작은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돌아온 아버지에 대한 미움도 이해로 바뀌고 수진에게 용기 내어 다시 전화를 건 진아는 고마움을 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성훈이 마련한 이웃집 남자의 제사에도 참석하는 등 주변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혼자만 살아가던 그녀에게 변화가 시작됩니다.

 

▶후기

어느 순간부터 혼자인 게 편하고 여러 사람들이 뒤섞여 있으면 이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밖에서 서로 얼굴을 보며 뛰어노는 것보다 어느새 메신저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 익숙해진 요즘 사람을 대면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이런 감정을 가진 사람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많이 퍼져있는 혼자만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한 번쯤 돌아보게 합니다.

 

이렇게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때로는 편할 때도 있지만 또 한편으론 외로운 감정에 끝없이 파묻힐 때가 있기에 작은 일렁임에도 변화의 물결이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인공의 심경의 변화를 보며, 성격은 저마다 다르지만 우리는 분명 사람이 어울려 함께 살아가는 세상임을 인지하고 있고 언제든 이러한 변화가 있을 때 그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식당에서도 혼밥을 즐기는 손님을 위한 1인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인식의 변화도 함께 불러오게 되며, 혼자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본인과 이를 지켜보는 타인에게도 낯설고 어색한 장면이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특이하고 이상하게 보지 않는 장면이 되었습니다.

 

살아가는 방법에 따라 혼자가 편할 수도, 여럿이 편할 수도, 때로는 이 둘을 적절히 섞는 것이 맞을 때도 있듯 사람은 다양한 환경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익혀나가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화려한 액션이나 SF 영화도 흥미롭게 볼 수 있지만 이런 잔잔한 여운을 주는 영화도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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